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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2

비둘기를 타면 우리는 누구나가 다같은 한국적인 '서민'이 됐었다. 그안에서는 신분의 높고 낮음이 없다. 그저 익숙한 친밀함과 포근함이 있을 뿐이다. 술취한 젊은이도 나이든 촌로앞에서는 머리를 조아리고, 시끄러운 시골촌 아낙네들의 수다도 한편의 기분좋은 자장가일 뿐이다. 
아무도 그 질서에 반역하지 못한다.  도시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남이 나를 조그만 침범하더라도 도시사람들은 참지를 못한다. 그저 불쾌함을 억지로 누를 뿐이다.그런 비둘기호는 시류에 찌든 도시인들에게는 낯선 이방인이자 어머니의 자궁속이다. 내가 태어난 곳을 일깨워 주는 곳이다.


 

광주-부산을 달리던 경전선안에서 만난 할머니들.전임 대통령에 대해 격렬한 토론을 벌이다가도,  어느새 대화의 주제는 자식걱정,농사걱정으로 되돌아 온다.

 

엄마를 따라 할머니댁에 놀라가는 꼬마와, 주말에 외할머니댁을
찾아가는 여중학생자매.  이들은 이길을 따라가면서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만들고,
고향의 서정을 키운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왔다갔다하던 낯선 승객에게 '수고하신다'며
친숙한 인사를 건네던 아주머니.  언제 다시 볼지 모를 이방인이지만 기차가
떠날때까지 잘가시라며 정을 남기고 있다.

 

비둘기호와 함께 늙어왔을 촌부의 이마에도

세월의 주름살이 깊다.

 

비둘기호가 서는 역은 역장과 역무원의 있고 없음에
따라 등급이 세가지로 나뉜다. 둘이 다있으면 어느정도 근사한 보통역이 되고,
역장은 없고 역무원만 있으면 배치간이역, 이도저도 아무도 없으면 무배치 간이역이다.
어쨋든 공무원이 하나라도 있으면 이들에게는 약간이라도 숨돌릴 겨를을 주기
때문에 여유가 생긴다.

 

경남 하동에 사는 81살의 하성립 할머니. 큰아들,
작은 아들 모두 대처 부산에 살지만 큰 명절때면 꼭 할머니가 직접 내려가신다.  아들들이
올려면 교통이 불편해서란다.  그 할머니의 보퉁이속엔 자식손주 먹일 찹쌀이며, 버섯,
참기름, 깨, 석화등이 가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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